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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언프린티드 아이디어 도록 출간 Art catalogue for Unprinted Idea has been released!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의 제2회 언프린티드 아이디어 도록을 받아보았습니다. 그림책을 주제로 이 정도 규모의 지원을 받으면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쉽지 않은데 너무 멋진 기획에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11개의 그림책 작업 외에도 존경하는 선생님들의 그림책에 대한 통찰이 담긴 글도 담겨있어서 더 의미가 깊어졌습니다. MOKA 관계자 분들, 서툰 그림 작업을 도와주신 선생님들, 응원해준 친구들 모두 고맙습니다. The art catalogue for the 2nd 『Unprinted Idea』 has been released! It's not easy anywhere to get this kind of support for a picture book artist. As an unpublish..

그리는 사람 2021.03.27

"마치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아요."

"마치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아요." ... 3개월 만의 에세이 오늘은 주현이가 다시 근 3개월 만에 다시 학교에 가는 날이다. 주 3일 가게 되었다. 2.5단계가 되면 다시 주 1일이다. 언제 어떻게 나의 루틴이 또 바뀔지 모르는 이 시기에, 아이의 개학날 다른 여성 예술가들은 어떻게 일상을 보냈는지 살펴본 책 『예술하는 습관』을 한번 빠르게 쭉 한번 읽어보았다. '여성' 예술가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불편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여전히 '예술가'라고 하면 남성을 떠올리는 것이 대다수니까. 아래에서는 '예술가, 작가'로 지칭하겠다. 아래의 글에 등장하는 예술가와 작가는 모두 '여성'이다. 한 예술가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작업하는 것을 이렇게 비유했다. "마치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아요." 대부분..

그리는 사람 2021.03.04

코로나 시대의 작업하는 엄마가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은

코로나 시대의 작업하는 엄마가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은 아이가 선생님과 줌으로 수업하고 있을 때 뿐이다. 요일마다 다르다. 월: 아침 학교 조회 30분, 오후 수학 40분, 저녁 영어 40분+40분(중간 10부 쉬는 시간에 또 흐름이 깨진다) 화: 아침 학교 조회 30분, 오후 수학 40분 수: 아침 학교 줌수업 50분, 오후 수학 40분, 저녁 영어 40분+40분 목: 화요일 동일 금: 월요일과 동일 월수금은 대략 합치면 150분이라는 시간이 나온다. 화목은 한시간이 조금 넘는다. 그러나 각각의 30분/40분/40분/40분을 더한것이 150분과 같지 않다는 것은 겪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시간에는 잠깐 카톡으로 서로 안부를 챙기고, 이 정도 글 몇자 적을 수 있을 뿐이다. 이 글 역시 마무리를 못하..

쓰는 사람 2020.12.24

2.5 단계 또 시작 (너희는 3단계 나는 0단계?)

2.5 단계 또 시작 (너희는 3단계 나는 0단계?) 12월 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2+알파 같은게 있었다는것을 오늘에야 알았다) 3주간 모든 학원이 문을 닫는다. 기가 막히는 것은 대입 관련 학원은 문을 닫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마스크 벗고 밥 먹는 식당들은 계속 문을 열고 있지만, 카페에서는 앉아있을 수 없다. 맥주를 파는 카페에서 맥주 시켜놓고 노트북 펴 일한다고 한다. 초등학교는 주2회 등교를 허락(!)하였지만, 갈때마다 아이들은 한 교실안에 27명이 모두 4시간동안 빼곡하게 앉아 있어야 한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일어서지도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일이다. 1년이 이렇게 지났다. 엄마들은 이제 서로에게 힘내라는 말조차 하지 못한다. 뉴스에서는 계속 떠든다. 우리 모두가 힘든 시..

디지털 드로잉의 매력, 마리 칸스타 욘센의 『안녕』

집안에 있는 글없는 그림책들을 떠올려보고,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마리 칸스타 욘센의 『안녕』을 생각했다. 『안녕』에 글이 있었던가? 표지를 보며 떠올려보려 했지만 헛갈려서 조금 당황했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꿈꾸는 포프』에는 글이 없었다고 생각했고, 반대로 『안녕』에는 글이 있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아마 내 생각에 적지 않은 양의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는 『안녕』에 분명히 글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한것 같다. 많은 어른들은 사실 글없는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어려워한다. 반면 아이들은 전혀 어려워하지 않는다. 특이한 점은, 내 아이에게만 해당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글없는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볼 때는 아이가 내게 꼭 ‘읽어달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이 책을 보면서도 이야기를 매번..

3차 종이염색 작업일지

인사동에서 순지 10장을 사왔다. 비가 온다는 말에 급히 또 다녀온것... 종이살수 있는 곳이 좀 가까웠으면 좋겠다. 아무튼, 그 중 3장을 15분할 하여 (장당 5장) 염색과 아교포수를 진행했다. 염색물을 만드는데 250+100=350ml 사용하니 살짝 모자란듯 딱맞았다. 남은 아교물은 500ml 정도 된다. 똑같은 양의 아교액이 필요하다면 100ml가 부족한 셈인데, 기존에 가지고 있던 채색용 아교액을 좀 섞어서 마무리 할지 고민된다. 1차에는 그냥 하고 2차때 100미리를 추가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을것 같다. (작업완료 후) +결국 추가로 ‘물250+아교5g’ 아교물 만들었는데, 사용하지 않고 냉장고에 넣었다. 깨달은 점 1차 포수때(내 경우는 염색+포수) 가장 많은 아교액을 사용한다. 2, 3차..

그리는 사람 2020.09.11

사노 요코와 『태어난 아이』

‘태어나고 싶지 않아서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로 시작하는 그림책이 있다. 바로 사노 요코의 『태어난 아이』다. [※스포일러 주의※ 아이는 결국 태어난다(!)] 너무 소중하게 생각하는 책에 관해 글을 쓰는 일은 어렵다. 이 책을 왜 좋아하는지를 이야기하다보면 나에 관한 너무 많은 것들이 보여질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다. 또한 생각을 앞지르는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친다. 하지만 동시에 ‘아무렴 어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차피 내가 좋으면 그만인데. 누구를 설득하려는 생각은 없다. 다만 지금은 세상에 없는 작가에 대해 이렇게 글을 쓴다는 것이, 마치 받을 사람 없는 편지를 쓰는 것 같이 느껴져 오로지 나를 위한 글을 쓸 때 오는 낯간지러움을 피할 수가 없다. 사..

세상 공평하면서 불공평한 코로나19

요즘 같은 때에도 회사원은 일터로 갑니다. 우리 집에서 유일하게(!) 수입이 있는 제 남편은 오늘도 회사에 갔습니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이라 재택으로 돌려질까 하는 기대도 있었는데 회사에서 한꺼번에 팀이 폐쇄되는 것을 우려해 팀을 반으로 나눠 공간을 분리해 일하도록 했다고 하더군요. 한팀이 무너져도 일이 계속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말입니다. 의료 계통의 일이기에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저도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런 회사의 결정을 들은 당사자가 처음으로 본인 입으로 자신이 ‘쓰고 버리는 휴지’가 된 것 같다고 하더군요. 평소에 회사와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이 있던 사람인데 말입니다. 회사의 ‘부품’인 사람—회사원.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가 직접 ‘휴지’를 말한 것은 이번..

『모든이빨연구소』 를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 전시합니다.

헌 이를 찾으러온 까치 ‘치치’와 함께 잃어버린 유치를 찾아 나서는 아이의 모험을 다룬 『모든이빨연구소』가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언-프린티드 아이디어」 공모 전시 작품으로 선정되어 전시중입니다!! 육월식(六月息)이라는 이름으로 처음으로 작업한 책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에게 보여질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참 기뻐요. 👀 👀 주변에 유치가 한창 빠지기 시작할 시기(🐰5세~9세 가량🐭)의 아이들이 있다면 이 전시를 강추드리고요, 그 외에도 어른을 위한 그림책 등 흥미로운 그림책들이 전시되고 있으니 그림책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방문해주세요. 🙏🙏🙏 전시는 2020년 3월 8일까지 진행됩니다!!! 북디자인에 디자이너 곽지현, 원화 촬영에 포토그라퍼 박기수님이 도움 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쓰는 사람 2020.03.05

2019 파티 키즈 디자인 워크숍 『나의 언어로 그림책 만들기』 8/12, 8/13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만들어보는 워크숍은 오래 전부터 항상 해보고 싶었던 기획이다. 여름과 파주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만드는데 어떤 방법을 사용해 볼 수 있을까? - 여름과 관련된 단어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매지구름, 잠포록하다, 이내, 잠비, 자드락비 등… 분명 본적은 있었지만 내 언어로 부를 수 없었던 현상들의 이름을 찾았고 그로인해 그 이미지들이 내 세계 안에서 좀 더 단단하게 자리잡게 되는 경험을 했다. - 파주. 파주를 생각하면 항상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자유로를 달릴때마다 마주하던 임진강 주변의 정글 같은 나무의 무리들(거기 반드시 있을것만 같은 기린 무리), 내 머리 위로 놀라울 정도로 가깝게 날아다니던 기러기들의 소리가 어우러진 낮은 하늘선. 꽤액 꽤액하는 소리를 꽤나 커서 항상 흠..

말하는 사람 2019.08.23